플랫폼이 고객과 고객, 고객과 다양한 기업을 연결해주기 위해서는 특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바로 오픈 아키텍처 시스템이다. 오픈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기술적 요소를 살펴보고, 그 잠재력과 시사점을 생각해본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사용자들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그런데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이러한 사용자의 ‘매개’라는 특성과 더불어 고려해야 할 중요한 특성이 바로 ‘기반’으로서의 역할이다. 이는 오픈 아키텍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플랫폼의 기반으로서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서 잠시 운영체제OS를 살펴보자. 컴퓨터 산업에서는 일찍이 운영체제를 플랫폼이라고 불렀다. 운영체제는 사용자가 요구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기반으로서의 플랫폼으로 윈도우, 안드로이드, iOS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모든 운영체제는 API 또는 SDK라는 명칭으로 해당 운영체제에 최적화된 개발도구를 제공하며, 외부 개발자들은 개발도구를 이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앱은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즉, 운영체제는 앱의 개발 기반이자 실행 기반인 것이다. 운영체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앱이 손쉽게 개발되고 구동될 수 있고, 또한 다양한 개발자와 사용자가 어우러져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는 것이다.
플랫폼으로서의 운영체제가 지닌 가장 중요한 특징은 ‘확장성’이다. 개발도구를 제공해 외부 개발자들이 앱을 계속 만들도록 함으로써 시스템이 지속적인 확장성을 지니게 한다. 개발자들은 다양한 앱을 만들어 무료로 공개하거나 돈을 받고 판다. 사용자는 자신이 필요한 앱을 마음대로 택해 이용할 수 있다.
만일 어떤 운영체제가 사용자를 충분히 확보하게 되면, 이후부터는 운영체체를 만든 업체가 그리 노력하지 않아도 개발자들이 스스로 자가 발전해 새로운 앱을 계속 개발해 보급하는 ‘선순환의 메커니즘’이 구축된다. 개발자가 앱을 개발해 돈을 벌거나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순환을 달성한 운영체제는 그 수명이 다하는 한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새로운 앱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운영체제가 한번 자리를 잡으면, 실패하고 싶어도 실패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탄탄한 지위를 갖게 된다. 끊임없이 새로운 앱들이 계속 공급되고 이를 통해 사용자를 잡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앱을 만드는 기반이 되는 이러한 운영체제의 특징은 인터넷 서비스에 상당한 영감을 주게 되고, 2000년대 중후반의 웹2.0 시절에 등장한 많은 신생 웹사이트들이 ‘공개 개발 모듈 프로그램Open API’을 통해 다른 웹사이트에 자사의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인터넷 산업에 확산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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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아키텍처로 세계 1위 SNS 된 페이스북
인터넷 역사를 보면 지금까지 수많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이 반짝 스타로 인기를 끌다 사라져 갔지만, 2004년 사업을 개시한 페이스북은 여전히 탄탄한 지위를 자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까지도 엄청난 고성장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 1분기에 53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것이다. 순이익도 15억1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3배가량 급증했다. 또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일 접속하는 사용자 수가 10억9000만 명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세계 1위 SNS로 성공한 데에는 여러 환경적 요인과 변수가 작용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로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탁월한 사업 전략을 꼽을 수 있다. 그의 사업 전략 중에서도 절묘한 의사결정이 바로, 페이스북을 오픈 아키텍처로 개방함으로써 페이스북에 기반을 둔 소셜 앱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것이다. 저커버그는 초기 페이스북을 직접 코딩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다.
그는 자신의 기술적 지식을 바탕으로 페이스북을 마치 운영체제와 같은 소셜 플랫폼으로 만들기로 결정한다. 페이스북은 2007년 처음으로 F8 컨퍼런스(애플, 구글 등이 매년 개최하는 행사와 흡사하다)를 개최하고 소셜 그래프 및 그와 관련된 기능을 API로 제공함으로써 게임, 커머스, 미디어, 퀴즈, 데이트 등의 각종 소셜 앱을 외부 개발자들이 만들 수 있도록 페이스북을 개방하게 된다.
외부 개발자는 페이스북이 제공한 개발도구로 페이스북의 소셜 그래프를 이용해 페이스북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앱을 개발하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소셜 앱은 완전히 무료로 제공되기도 하고, 또는 유료 결제를 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소셜 앱을 이용하면서 결제할 때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아 챙긴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기능을 계속 공급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유료 결제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도 창출하게 된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카카오톡 게임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수익 모델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도 페이스북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페이스북처럼 성공적인 앱 생태계를 구축한 SNS는 오랫동안 막강한 권세를 갖게 된다.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와 그 관계에서 발생하는 콘텐츠 및 상호작용을 장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소셜 앱을 공급함으로써 사용자들을 잡아둘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소셜 앱이 계속 공급된다는 건 비유하자면 젊은 피를 계속 수혈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로 이것이 소셜 앱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갖춘 페이스북과, 그저 단순 SNS에 그쳤기에 오래지 않아 약발이 다한 마이스페이스, 싸이월드와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개방과 공유를 통한 혁신, 오픈소스와 크라우드소싱
오픈 아키텍처는 운영체제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오픈소스open source 소프트웨어 운동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았다. 오픈소스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권리를 보장하면서 소스코드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 모델’이다. 오픈소스의 장점은 일차적으로 소스코드의 공개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공개된 소스코드의 열람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를 연구하면서 오류를 찾아낼 수 있고, 나아가서는 제품 수정, 새로운 기능 추가 등으로 참여가 이어진다.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서로 개발과 관련된 의견을 교환하고, 버그를 수정하고, 기능을 개선하면서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 또한 공개됨으로써 새로운 혁신의 기반이 되고,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선순환이 구축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크롬 웹브라우저 등이 모두 오픈소스로 만들어진 것이다. 구글은 내부 개발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할 뿐만 아니라 외부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개발자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서 여러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스폰서 역할을 하고 있다. 구글은 전 세계 기업들 중에서 오픈소스 재단에 가장 많은 금전적 지원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오픈소스의 범위 확장, 하드웨어와 건축물까지
하드웨어도 오픈소스로 만들어지고 있다. 아두이노Arduino는 업계와 학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픈소스 하드웨어 플랫폼이다. 아두이노는 작은 보드와 개발도구로 구성돼 있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마이크로 컨트롤러다. 아두이노는 그 응용 범위가 상당히 넓어 로봇, 가전, 미디어 아트, 환경, 상용 제품, 기타 각종 기계전자장치 및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아두이노를 환경 분야에 적용한 사례로 스마트우산을 꼽을 수 있다. 우산에 장착된 센서들을 통해 해당 지역의 공기 오염도를 측정하고, 각각의 우산에서 취합된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서 활용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이제는 건축물도 오픈소스로 만들어지는 시대가 됐다. 오픈소스 건축물을 이용하면 건축업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공개된 건축물의 설계도면을 이용해 직접 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 건축 자재는 구매하거나 3D프린터로 출력할 수도 있다.
위키하우스는 각종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를 지원하고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는 오픈소스 건축물이다. 위키하우스는 설계도면, 건축 방법, 집 짓는 과정을 공개하고 있으며, 이를 그대로 따라 하면 건축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집을 지을 수 있다. 위키하우스는 나무를 조립해 집의 뼈대를 만드는데 건축 자재는 3D프린터로 출력해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3D모델링 도구 스케치업과 위키하우스 플러그인을 이용해 건축물의 모델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스케치업을 통해 기존 모델을 수정하거나 자신이 직접 모델을 만들 수 있고,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다.
위키하우스를 이용해 집을 지을 경우, 기존의 방법으로 비슷한 규모의 집을 짓는 것과 비교해 대략 절반 정도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키하우스는 건축가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개발자, 엔지니어, 일반인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협업을 통해 개선되고 있다. 또한 하나의 형태가 아니라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변형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있다.
오픈소스는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데 그중 하나가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다. 크라우드소싱은 대중crowd과 아웃소싱outsourcing의 합성어로 대중의 참여로 아이디어, 콘텐츠, 제품, 서비스 등을 만들어 가는 프로세스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본업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가진 사람들이 여가시간을 이용해 크라우드소싱에 참여한다. 크라우드소싱은 한마디로 ‘모든 사람이 문제 해결에 달려든다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는 철학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크라우드소싱 서비스 중 하나인 이노센티브InnoCentive는 크라우드소싱을 연구·개발R&D 문제 해결에 도입한 사례다.이노센티브는 전 세계의 과학기술자들과 기업들을 연결해 문제 해결을 돕는다. 기업이 해결을 바라는 문제를 이노센티브에 올리면, 등록된 과학기술자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금전적 보상을 받게 된다. 이노센티브는 화학, 제약, 바이오, 농업, 식품, 소비재 상품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의 과학기술자 약 30만 명이 1600건이 넘는 문제 중 85%를 해결하고 약 4000만 달러가 넘는 상금을 받았다. 99디자인스99designs는 디자인 분야에 크라우드소싱을 적용한 기업이다. 99디자인스는 로고, 웹사이트, 모바일 앱, 명함, 티셔츠, 책표지 등의 디자인을 의뢰 받아 이를 기반으로 콘테스트를 열고 의뢰인이 스스로 원하는 걸 고르도록 한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크라우드소싱인 것이다.
오픈 아키텍처가 가진 엄청난 잠재력과 시사점
정리하면, 오픈 아키텍처는 기업의 시스템 또는 콘텐츠를 개방하고 공유함으로써 외부의 개발자 및 사용자들이 이를 이용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오픈 아키텍처의 가치는 명백하다. 아무리 똑똑한 기업(또는 개인)이라도 혼자 일하게 되면 실패의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픈 아키텍처 방식에서는 자신의 지적 자산을 공개함으로써 그것이 곧 활발한 토론과 피드백을 가져오고, 나아가서는 공동 개발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한 기업(또는 개인)이라면 결코 만들 수 없었던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또다시 공개되고 마찬가지의 선순환 과정을 거쳐 더 확산되고 더 발전하게 된다. 물론 이와 같은 성공적인 과정을 모든 프로젝트가 거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어쨌든 커다란 잠재력을 가진 것만은 사실이다.
수많은 개인들의 전문성과 창의성, 그리고 그러한 개인들이 가진 막대한 여가시간의 총합은 오픈 아키텍처가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대중을 모으고, 대중의 사회적·정서적·경제적 욕구를 만족시키고, 그들이 생산적으로 협업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것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한 플랫폼의 선순환을 구축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앞으로 그런 오픈 아키텍처 기반의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거나 또는 그런 플랫폼에 적극 참여한 기업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되리라는 건 자명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픈 아키텍처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며 점점 더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 받게 될 것이다.
페이스북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페이스북 라이브’, 서비스 이용 빈도를 높여 체류 시간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둘러싼 관련 업체들의 기술 개발과 이 업체를 대상으로 한 자본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 선도 업체와 우리나라 플랫폼 비즈니스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최근 극장과 TV 광고를 통해 수없이 노출되고 있는 SK텔레콤의 ‘폼FORM’과 신한카드의 ‘판FAN’은 통신과 카드업 각 산업 부문의 1위 기업이 향후 미래 성장과 사업 확장의 기반으로 플랫폼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는 브랜드다. 사실 플랫폼이 경영 환경에서 이슈화된 것은 수년이 됐다. 이에 대한 수많은 서적, 연구와 비즈니스 모델은 기본이고, 애플, 구글, 아마존 등은 이미 거대 플랫폼 업체로서 글로벌 시장 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기술적 기반을 갖춘 네이버,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중심으로 업권의 경계를 무너뜨린 플랫폼 생태계가 구현됨에 따라 많은 업체들이 서비스, 유통, 금융 등 복합가치를 구현하면서 해당 업권에서 벗어난 시장 전반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통업체, 그들이 플랫폼을 내세우는 이유
일반 소비자나 업계 관계자의 경우, 왜 수년 동안 이슈화가 돼 왔던 플랫폼을 이미 해당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한 1위 기업인 SKT, 신한카드가 해당사의 핵심 전략으로 전면에 내세우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는 복합가치를 편리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아니면, 해당 업권에서의 주도권조차 침범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오프라인에서는 다양한 소비, 금융상품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한 공간에서 구매하고, 온라인에서는 ‘배달의 민족’, ‘카카오택시’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의 대두로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최소화한 경험에 이미 고객들은 익숙해지고 있다.
기존 선도 업체들은 시장 내 선점 및 주도권을 활용한 교섭력bargaining power을 활용한 서비스의 다양성과 가격적 측면으로 시장 선도 위치를 유지해 왔으나, 다양한 복합가치를 원스톱으로, 그리고 생활에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러한 업체들의 등장으로 해당 선도 업체들은 본업의 경쟁력을 침범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ICT 기업만큼 기술적 기반을 선점하지 못했던 기존 금융·소비·유통업체들이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을 갖춘 것도 이러한 플랫폼 비즈니스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경험 혁신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오픈 아키텍처와 오픈소스, 보안 기술의 정교화, 융합 컴퓨팅, 클라우딩 서비스 등 해당사가 보유하지 않은 기술도 선택,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추구하는 전략
그렇다면 성장하고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각 업체들은 어떤 전략을 추구해야 할까. 우선, 플랫폼의 주도권을 쥘 것인가, 아니면 경쟁력 있는 플랫폼의 플레이어가 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플랫폼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으로 고객을 유입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즉 고객 기반이 미미하거나 유인할 수 있는 강력한 드라이버가 없는 업체는 쉽게 플랫폼 사업을 할 수 없다.
이런 기본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기업이라면, 플랫폼 사업에 쉽사리 뛰어드는 것보다는 경쟁력 있는 플랫폼의 플레이어로서 본업의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또한 플랫폼의 개방성을 충족시키는 기술적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물론 거대한 고객 기반과 함께 기술적 역량과 기반을 보유한 플랫폼 업체의 경우 폐쇄성을 통해 해당 플랫폼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독자적 생태계를 유지할 수도 있다. 즉 폐쇄형으로 갈 것이냐, 오픈형으로 갈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다.
그러나 급변하는 기술적 흐름을 따라가고, 보다 저비용의 다양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공개 개발 모듈 프로그램Open API, 클라우드 서비스 등 오픈형 기술적 기반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오픈형 구조는 플랫폼에 대한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하는 자체적인 경쟁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끊임없는 기술의 발전과 성장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플랫폼에 참여한 사용자의 지속적인 유입과 이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혁신 수준의 고객경험 차별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의 니즈와 행동 패턴에 부합하는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극대화된 모빌리티와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이제 누구나 알 만한 카카오택시가 이러한 O2O 서비스의 대표 업체다. 카카오택시뿐 아니라 카카오톡 기반 대리기사, 미용실 연계 서비스, 그리고 금융거래인 송금·페이먼트를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 업권에서 주도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도 이제 플랫폼 경쟁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플레이어가 될 것인지, 아니면 플랫폼으로 변모할 것인지를 선택하고, 이를 위한 기술적 기반과 고객경험 혁신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이를 통해 현 플랫폼 시장 내에서 각 기업은 다시 한 번 성장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